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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09 도서추천 - 아직도 베스트셀러! 피천득 수필집 인연(因緣)
오늘하루2017. 1. 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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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약속이 있어 서점에 잠깐 들렀습니다. 생각없이 서점을 쭉 둘러보던 중 베스트셀러 코너가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무슨 책이 유명하나, 읽을만한 책이 없을까 라는 생각으로 한번 쭉 살펴보는데 그중에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때 읽었던 수필집이었는데 아직까지도 베스트셀러라니... 반갑기도 하고 역시 좋은 작품은 시대가 지나도 계속 읽혀지고 또 읽혀지나 봅니다. 이책은그냥 베스트셀러가 아닌 베스트 오브 베스트의 느낌일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오늘은 10년도 전에 읽었던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因緣)을 다시 꺼내 읽었습니다. 예전에 받았던 담담하면서도 애잔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긴 했으나 나름 문학소녀였던 그때와는 참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냥 제가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공감하는 내용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또한 기억에 남아있는 내용은 희미해졌고 새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나는 여자 우산을 볼 때면 연두색이 고왔던 그 우산을 연상한다. 셀부르의 우산이라는 영화를 내가 그렇게 좋아한 것도 아사코의 우산 때문인가 한다.
아사코와 나는 밤늦게까지 문학 이야기를 하다가 가벼운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새로 출판된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세월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 것 같다.

그후 또 십여 년이 지났다.

 

인연에 담겨있는 좋은 글들이 참 많이 있지만 그래도 역시 아사코와의 인연이 가장 마음에 남는 것 같습니다. 눈이 예쁘고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아사코, 아사코와의 마지막은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라는 말로 마무리 됩니다.

참 인연이란 무언가의 단어로 딱 설명할 수 없는 말 같습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도 못만난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기도 하구요. 저도 그리워하는 누군가가 자꾸 생각나기도 하고 가슴아프기도 합니다. 다들 이렇게 비슷한 인연은 하나씩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것도 나이를 먹으니깐 더 진하게 마음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꺼내보길 잘했습니다.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은 여전한 감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랜시간이 지났어도 이렇게 깊은 감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에 저도 놀랐습니다. 그리고 꼭 아사코만의 이야기만 있는게 아니니깐요. 여러 좋은 글들이 있고 읽다보면 수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주위에서 소설책은 많이 접해도 수필집은 쉽게 접하기 힘든 것 같은데요. 인연을 읽고나니깐 다른 수필집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다른 좋은 수필집이 있는지도 빨리 찾아봐야겠네요. 부디 인연만큼은 아니더라도 좋은 글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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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수봉's